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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슈트가 더 어울리는 SUV..랜드로버 디스커버리 SD4

[시승기] 슈트가 더 어울리는 SUV..랜드로버 디스커버리 SD4Land Rover
2019-08-16 11:33   읽음 2,426
[사진] 2017 랜드로버 디스커버리


[데일리카 임상현 기자] 랜드로버에는 실용성과 오프로드 성능을 강조한 ‘디스커버리’ 라인업과 온로드 및 고급감을 강조하는 ‘레인지로버’ 라인업, 전통 오프로더 자리를 고수하는 ‘디펜더’로 이뤄져 있다.

이중 디스커버리는 각진 디자인을 통해 특유의 투박한 멋과 실용성을 강조한 구성으로 적당한 온로드 성능 및 뛰어난 오프로드 능력으로 높은 인기를 누려왔다.

여기까지 이야기는 모두 4세대 디스커버리를 뜻한다. 그리고 지난 2017년 5세대로 진화한 디스커버리는 형님격인 레인지로버에 버금가는 고급감과 온로드 주행성능을 향상시켜 레인지로버를 염두해 둔 소비자를 끌어들이기 위한 준비를 마쳤다.

[사진] 랜드로버 디스커버리 시리즈


■ 전통과 변화사이의 고심(苦心)

1세대부터 한결 같았다. 곡선이라고는 찾아보기 힘든 각진 디자인, 온통 사각형만 존재하던 디스커버리는 30년에 가까운 세월동안 오롯이 자신만의 전통을 지켜왔다.

소비자들 역시 디스커버리 하면 네모 반듯한 투박한 디자인을 먼저 떠올리기 일쑤였다. 그런 디스커버리가 5세대에 접어들어 새로운 시도에 도전했다. 전면부터 측면, 후면에 이르기까지 부드러운 곡선형태로 변경했다. 분명 진화보단 혁신에 가까운 변화다.

오랜시간 지녀온 아이덴티티를 포기하는것과도 비교되는 이런 변화에 우려의 목소리가 커짐은 랜드로버로서도 이미 각오했을 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눈에 디스커버리임을 알 수 있게 디자인 됐다는 점에서 변화된 디스커버리에 소비자들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내고 있다.

[사진] 랜드로버 디스커버리5


네모 반듯한 사각형의 헤드램프부터 측면의 계단식 루프 디자인, 후면부의 세로형태 램프까지 모두 변경됐지만 여전히 디스커버리만의 느낌이 물씬 느껴진다.

개인적으로 5세대 디스커버리 디자인에서 가장 호불호가 나뉠듯한 디자인은 후면부 디자인이라는 생각이다. 비대칭 방식의 디스커버리 전통은 유지됐지만 시각적으로 무게중심이 상단 유리창 부분에 중심이 되어 다소 불안해 보이는 듯한 느낌을 짙게 전달한다.

[사진] 랜드로버 디스커버리5


그러나 5세대 디스커버리는 다소 급진적인 디자인 변화를 통해 꽤나 많은 실리를 챙겼다. SUV는 차체 특성상 세단 대비 높은 전고로 인해 공기저항 등에서 불리할 수 밖에 없다. 특히나 각진 디자인을 추구한 디스커버리의 경우 이 같은 단점이 더욱 부각된다.

친환경, 연비 등이 중요시 되는 현 시점과 어울리지 않았던 것도 사실. 디스커버리는 기존 0.4Cd가 넘는 공기저항 계수를 디자인 변경만으로 0.33Cd 수준까지 대폭 낮췄다. 이를 통해 연료 효율을 높이고 고속주행 시 풍절음까지 개선해 현 시점에 어울리는 기준을 단번에 갖췄다.

소비자들의 요구를 무시할 수 없겠지만 랜드로버도 현 시점에 어울리는 차량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는 흔적을 어느 정도는 인지할 수 있다면 충분히 새로워진 디스커버리 디자인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바뀐 디자인 덕분에 이제는 편안한 등산복과 더불어 깔끔하게 차려입은 슈트차림도 어색하지 않을 분위기까지 얻은 것은 덤이다.

[사진] 랜드로버 디스커버리5


인테리어 역시 4세대 디스커버리를 생각한다면 한결 정돈된 느낌이다. 마치 ‘이렇게나 많은 기능들이 모두 모여있어’ 라고 자랑하는 듯한 수 많은 버튼들이 통합형 버튼 적용으로 인해 깔끔해졌다.

여기에 실내 대부분을 가죽으로 감싸 시각적, 촉각적 고급감을 대폭 키웠다. 형님 격인 레인지로버와 비교한다면 아쉬운 부분이 나올 수 있지만 전 세대 디스커버리와 비교시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최근 출시되는 재규어·랜드로버에서 공통적으로 사용되는 터치식 인포테인먼트와 공조 버튼들은 보기에는 좋지만 쓰임새에 있어서는 확실한 추가 동작이 필요하다는 단점이 있다. 이에 반해 디스커버리는 공조장치 버튼만큼은 물리 버튼으로 남겨둬 쓰임새가 한층 뛰어나다.

시각적 만족도는 디스플레이 타입의 공조장치가 화려한 눈길을 모을 수 있지만 실 오너라면 이 같은 방식이 사용하는데 있어 더욱 편리하다는 주장에 동의하지 않을까 싶다.

앞으로 나올 디스커버리에서 만큼은 이와 같은 물리버튼의 공조시스템이 계속해서 유지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사진] 랜드로버 디스커버리5


디스커버리를 고려하는 소비자라면 넓은 실내공간의 이점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최대 7명까지 탑승이 가능한 구조의 디스커버리는 랜드로버 라인업 중 가장 넓은 실내공간을 자랑하는 모델 중 하나다.

2열 공간은 가운데 센터터널이 튀어오르지 않아 가운데 좌석도 꽤나 쓸모있다. 다리공간도 차체사이즈가 큰만큼 넉넉하다. 3열의 공간도 형식적이지 않다. 여기에 3열 승객을 위한 별도의 수납공간도 마련해 장거리 주행이 아닌 단거리 위주의 시내주행에서 만큼은 3열 승객에게 미안해 하지 않아도 될 듯 싶다.

■ 2.0 디젤엔진과 8단 변속기, 에어서스펜션의 조화

시승차는 디스커버리 라인업 중 엔트리 트림인 SD4 SE 트림으로 2.0리터 디젤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 4륜 구동 시스템을 기본으로 갖추고 있다. 최고출력 240마력, 최대토크 43.9kgf.m의 힘을 발휘하는 엔진은 공차중량 기준 2.3톤이 넘어가는 거구의 몸집을 이끌어가는데 문제되지 않는다.

[사진] 랜드로버 디스커버리5


국내 판매되는 디스커버리에는 4기통 2.0리터 디젤엔진과 6기통 3.0리터 디젤엔진 두 가지가 판매 중이다. 처음 차를 접하기 전까지 2.0리터 엔진에 대한 선입견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일상주행이 연속되는 평범한 환경에서는 굳이 3.0리터 엔진이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파워의 부족을 실감하기 힘들다.

가속페달을 꾹 밟아 가속력을 이끌어내는 상황에서 이따금씩 6기통 엔진이라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 하는 궁금증만 간헐적으로 떠오를 뿐 일상에서의 부족함은 느끼기 어려운 수준으로 만족감이 높았다.

전장 4970mm, 전폭 2220mm, 전고 1888mm, 휠베이스 2923mm의 사이즈는 도로 폭을 가득채운다. 다행히도 운전석의 위치가 높아 도로를 내려다 볼 수 있는덕에 시야는 좋은 편이다.

[사진] 랜드로버 디스커버리5


평상시라면 높은 운전석 위치가 단점이라고 지적했을텐데 디스커버리의 경우 높은 운전석 위치가 반대로 장점으로 다가온다. 평상시 다양한 SUV를 접해봤지만 디스커버리만큼의 높이에서 바라보는 차량도 흔치 않다. 덕분에 앞차 그 이상을 바라볼 수 있어 웬만한 SUV가 서있어도 갑갑함이 없다.

시승차는 엔트리 트림에도 불구하고 에어서스펜션을 포함한 랜드로버의 지형반응 시스템인 터레인 리스폰스도 빠짐없이 탑재하고 있다. 랜드로버 브랜드 특성상 오프로드에 대한 성능이 중요시 되는 만큼 등급과 모델에 상관없이 일관되게 적용한다는 점은 소비자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요소이다.

디스커버리의 승차감은 높은 지상고와 별개로 독특한 감각을 전달한다. 지상고가 높아 뒤뚱거리는 SUV의 움직임을 떠올렸지만 생각을 바꾸기까지 오래 시간이 필요치 않았다.

에어서스펜션의 적용으로 인해 방지턱 정도는 툭툭 털어버리는 수준이다. 유럽도로와 유사한 돌길에서도 온몸이 흔들리는 불쾌감도 전달하지 않는다. 과격한 코너링은 애초에 시도하지 않았다. 디스커버리에 어울리는 움직임도 아닐뿐더러 여유롭게 도심 속에서의 주행도 충분히 만족스러웠기 때문이다.

[사진] 랜드로버 디스커버리5


■ 디스커버리만의 캐릭터는 유지됐다.

자동차 시장에서 개성강한 캐릭터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 공용화된 모듈러 플랫폼은 전반적인 차량의 성능을 끌어올려 대다수 소비자들에게 제조사가 전달하고자 하는 주행성능과 안전성, 편안함 등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소비자들은 차량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지고 브랜드에 이해력을 높일 수 있다. 그리고 제조사는 원가절감을 통해 이익을 높여 새로운 모델과 시장확장에 힘쓸 수 있다. 서로에게 윈윈이 되는 전략인 셈이다.

그러나 공용화된 플랫폼 및 부품의 사용으로 모델별 특색이 사라지는 건 여전히 아쉬운 부분이다. 어느 모델을 체험하더라도 머릿 속 깊이 오래도록 남아있는 경험을 하기가 그만큼 힘들기 때문.

이런 현상 속에서도 디스커버리를 포함한 랜드로버 모델들은 브랜드 고유의 캐릭터를 유지해 현대적으로 전통을 계승하고 있다. 도심형 SUV가 대세로 떠오른 시장에서도 온로드와 오프로드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능력은 앞으로 랜드로버 브랜드가 유지해야할 정체성과도 같다는 판단이다.

국내 시장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도 디스커버리의 경쟁상대로 거론되는 모델은 독일산 프리미엄 SUV다. 비슷한 가격대와 크기, 사양들에 있어 늘상 비교되곤 하지만 디스커버리는 자신만의 캐릭터를 꿋꿋히 유지해 확실한 팬덤을 확장 중이다.


경쟁모델보다 조금은 부족한 주행성능과 화려한 인테리어, 엠블럼이 주는 만족감 등은 2% 부족할 수 있지만 그럼에도 디스커버리는 자신만의 영역을 고수한다. 더군다나 5세대로 진화한 디스커버리는 이 같은 부족함도 크게 느낄 수 없다.

[사진] 랜드로버 디스커버리5


다만, 품질이슈에 관해서는 소비자들의 신뢰도를 하루빨리 회복해야 할 필요가 있다. 소위 뽑기운이라고 말하는 우스갯 소리도 터무니 없는 말이다. 1억원에 가까운 금액을 지불하고 차를 사는 소비자에게 해당되서는 안되는 이야기다.

신뢰도는 높지만 상품성이 낮아 판매에 어려움을 겪는 제조사와 높은 상품성을 지녔음에도 소비자들의 신뢰를 잃어버린 제조사 과연 시간이 지난 후 소비자들은 어떤 쪽의 손을 들어줄까?

해답은 누구보다 제조사가 알 것이다. 상품성 개선보단 신뢰도 회복이 얼마나 어려운지 깊이 고민해 봐야 할때다.

shlim@dailyca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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