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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배부른 첫 술·과감한 첫 발..제네시스 G70 3.3T

[시승기] 배부른 첫 술·과감한 첫 발..제네시스 G70 3.3TGenesis
2019-09-03 17:03 8,258
[사진] 제네시스 G70

[데일리카 임상현 기자] 지난 2015년 제네시스 브랜드가 닻을 올리고 프리미엄 브랜드 안착이라는 임무를 띄고 기나긴 항해에 들어섰다.

그러나 첫 시작은 브랜드의 독자화, 신선함과는 거리가 먼 기존 모델들의 이름을 새롭게 바꿔 시작하는데 급급했다. 심지어 플래그십 세단은 기존 에쿠스라는 이름을 그대로 사용해 이후 부분변경을 통해 G90으로 바꿔 브랜드 정체성에도 한동안 혼란을 야기시켰다.

그런 제네시스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처음으로 선보인 모델은 콤팩트 스포츠 세단 G70 이다.

제네시스 브랜드 출범 2년 후인 지난 2017년 첫 선을 보인 G70은 프리미엄 시장에서도 치열한 입문형 모델로 손꼽히는 콤팩트 스포츠 세단 시장에 첫발을 내딛었다.

[사진] 제네시스 G70

특히나 BMW 3시리즈 아성에 벤츠의 C클래스도, 아우디의 A4도 고전중인 이 시장에 신생 브랜드인 제네시스가 뛰어든 것이다.

브랜드의 첫 시작처럼 어설프지도 않다. 본격적으로 제네시스를 알릴 새로운 첫 모델로 출시된 만큼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도 당당히 겨루겠다고 선언까지 했다. 출시 시점이 2년 흐른 지금 G70은 성과를 달성했을까?

■ 단번에 자리잡은 정체성

프리미엄 브랜드의 디자인을 살펴보면 패밀리룩을 적용시키지 않은 사례를 찾아볼 수 없다. 우스갯 소리로 대, 중, 소 라고 불리는 경우라도 브랜드 정체성을 보여주기에 패밀리룩 디자인만큼 완벽한 대안은 없다.

프리미엄 브랜드로서는 신참인 제네시스는 비교적 빠르게 브랜드 정체성을 알리는 디자인을 적용시켜나가고 있다. G80은 애초 제네시스 브랜드로 출시된 모델이 아니였으며, G90 역시 부분변경이 이뤄지기 전까지 제네시스 브랜드 고유의 디자인 언어를 전달하기에는 역부족이였다.

[사진] 제네시스 G70

G70이야 말로 제네시스 정체성을 처음으로 보여준 모델이다. 대형 크레스트 그릴과 2줄 형상의 LED 주간 주행등은 향후 제네시스 디자인에 공통적으로 적용될 요소다.

플래그십 세단 G90이 부분변경을 거치면서 더욱 뚜렷이 선보인 제네시스 디자인의 정체성은 아직까지 적응의 시간이 필요할 정도로 급진적인 변화이지만 향후 출시될 GV80과 G80 후속모델들을 통해 다듬어진 디자인을 보여 줄 수 있을거란 생각이다.

G70의 측면부는 스포츠 세단 성격을 명확히 알 수 있는 부분이다. 후륜 구동 스포츠 세단의 정석과도 같은 롱노즈 숏데크 형태의 교과서적인 디자인을 가진 G70은 철판을 예리하게 접어 만든 굵은 캐릭터 라인과 굴곡 등을 통해 작지만 당당해 보이는 체구를 완성시켰다.

[사진] 제네시스 G70

후면부는 경쟁사의 한 모델이 떠오르기도 하지만 디퓨저와 파이수가 큰 배기구 등을 통해 한층 넓고 공격적인 인상을 심어줬다.

대부분의 운전자가 차량의 뒷부분을 보고 따라가는 만큼 개인적으로 정면보단 후면의 디자인 완성도를 중요시하는 편인데 G70의 경우 충분히 스포츠 세단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만큼 디테일을 곳곳에 넣어 차량의 성격을 전달하기 부족함이 없다는 판단이다.

문을 열고 실내에 들어서면 G70의 또 다른 모습이 펼쳐진다. 외관에서는 잘 달리는 스포츠 세단의 이미지를 전달하기 위해 공격적인 디자인이 핵심이였다면 인테리어는 차분한 고급 세단의 감각을 전달하려 하는 느낌이다.

[사진] 제네시스 G70

운전석쪽으로 치우쳐진 레이아웃을 제외한다면 스포츠 세단보단 보편적인 고급 세단의 느낌이 더 강하게 느껴진다. 질 좋은 가죽과, 금속 소재로 꾸며진 실내는 손에 닿는 곳곳의 감촉도 꽤나 신경 쓴 모습이다.

버튼류의 감각도 경쟁모델들과 비교해도 아쉽지 않은 수준. 여기에 각종 편의 장비로 버튼을 꽉꽉 채워놔 국산차만의 이점을 부각한다.


한가지 아쉬운점은 출시 시기가 2년에 가깝다 보니 중앙에 위치한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의 크기가 8인치에 머물러있다는 점이다. 최근 출시되는 현대차·기아차가 10인치 이상의 디스플레이를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부분변경을 통해 사이즈를 키운다면 소비자들의 만족도가 더욱 높아지리라 생각된다.

[사진] 제네시스 G70

G70의 출시 직후 가장 논란이 된 뒷좌석은 콤팩트 세단 기준의 잣대를 들이밀어도 좁은 편이다. 시트의 쿠션과 고급감을 위해서 두툼하게 설계된 탓도 있지만 후륜구동 모델 특성상 어쩔 수 없는 높은 센터터널도 2열의 거주성을 해치는 요소다.

점점 커지는 차체 사이즈의 틈속에서 경쟁모델과의 우위를 점하려면 다음 세대 G70은 뒷좌석의 거주성에서도 고민이 필요해보인다.

■ 넉넉한 출력, 여유로운 움직임

국내 판매되는 G70은 총 3가지 파워트레인으로 2.2 디젤과 2.0, 3.3 가솔린 터보가 존재한다. 이중 시승차는 3.3 터보사양으로 4륜구동 시스템을 더해 높은 출력에 대응한다.

최고출력 370마력, 최대토크 52kgf.m의 힘을 내는 V6 3.3리터 엔진은 제네시스 세단 라인업과 기아차 스팅어, K9 등 다양하게 탑재되는 엔진으로 콤팩트 사이즈의 G70에는 매순간 여유로운 움직임을 가능케하는 파워트레인이다.

[사진] 제네시스 G70

기본 주행모드인 컴포트에서는 고급세단의 느낌을 매우 잘 살렸다. 스포츠 세단임을 말해주지 않는다면 승차감 좋은 세단과 다를 바가 없다.

발을 얹자마자 튀어나갈 듯한 과거의 현대차 세팅과는 분명 다른 방향이다. 반박자 늦은 여유로운 가속 타이밍과 외부소음을 최대한 억제시킨 NVH 성능의 조합은 일상적인 주행에서도 충분한 만족감을 선사한다.

변속 시점도 불만을 느끼기 어렵다. 엔진자체의 파워가 넉넉한 탓에 낮은 엔진 회전수를 꾸준히 유지하려 하지만 패들시프트를 활용해 운전자가 직접 수동 변속을 한다면 조작에 따른 빠른 반응도 동시에 보여준다.


차가 한적한 틈을 타 스포츠 모드로 주행설정을 변경 후 잠시 가속페달에 힘을 줘보니 그제서야 숨겨왔던 힘을 오롯히 도로에 뿌려댄다. 터보지연 현상에 따라 즉각적인 반응이 나오는 편은 아니다.

그러나 부스트 압력이 차고 본격적으로 엔진이 힘을 발휘하는 순간부터는 짜릿한 감각마저 전달한다. 고속 주행 안정성도 높은 편이라 수시로 속도계를 확인해야 하는 번거로움도 있지만 그만큼 원하는 가속을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대배기량 엔진이 주는 이점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본다.

[사진] 제네시스 G70

전륜 225/30 19인치, 후륜에 255/35 19인치 휠타이어 조합은 출력대비 앞쪽 타이어 사이즈가 다소 부족한 느낌이지만 코너 진입시 부족한 접지력은 4륜구동 시스템이 어느정도 보상해주는 편이다.

후륜구동 기반의 4륜구동 시스템이지만 전반적인 세팅은 언더스티어다. 특히 경사가 있는 언덕을 오르는 코너에서는 앞쪽 타이어의 한계가 생각보다 빠르게 나타난다. 오히려 가속페달의 적극적인 움직임을 통해 코너를 공략하는 쪽이 언더스티어를 줄이는 방법이다. 적절한 구동력을 앞쪽으로 전달한다면 갑작스러운 거동변화 없이 코너를 돌아나갈 수 있다.

■ 배부른 첫 술..이제는 세계로 나아갈 때

이제 프리미엄 브랜드로 첫 항해을 시작한 제네시스는 기존 프리미엄 브랜드를 따라잡는 패스트 팔로워의 역할을 해야한다. 그리고 G70은 생소한 신생 브랜드인 제네시스로 진입할 수 있도록 중요한 역할을 해야한다.

[사진] 제네시스 G70

제네시스 브랜드 정체성을 잘 살린 디자인과, 동급모델 대비 뒤쳐지지 않는 고급감, 풍부한 편의 및 안전사양, 2.0T, 3.3T, 2.2D 등 다양한 파워트레인이 탑재된 G70은 1세대부터 꽤나 완성도가 높은 주행성능과 품질까지 갖췄다.

첫 술에 배부르랴라는 브랜드 시작점과 달리 G70은 꽤나 배부른 첫 술이다. 국내에서는 제네시스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덕에 비교적 시장에 무사히 안착했다. 국내 경쟁모델인 스팅어와 비교하면 판매량에서도 압승이다.

그러나 해외 시장의 공략은 이제부터다. 자동차 시장, 특히 프리미엄 제조사가 공략하는 소비자층은 미국, 유럽을 막론하고 생각보다 보수적인 시각으로 접근하는 소비자가 많다.


제네시스라는 브랜드도 생소하고 G70은 더욱 낯설다. 미국시장에는 J.D Power를 비롯한 기관들에서 수상소식도 들려오지만 G70이 타깃으로 하는 유럽모델의 본고장에서는 아직 본격 안착이 시작도 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제네시스의 고심이 깊어보인다.

[사진] 제네시스 G70

알버트 비어만, 루크 동커볼케, 파예즈 라만, 이상엽 전무 등을 영입한 이유도 유럽 시장 공략과 무관치 않다. 매번 신차 테스트 역시 독일 뉘르부르크링 서킷 등을 통해 다듬고 있는 이유도 유럽 소비자들에게 인정받고 친숙하게 다가가기 위함이다.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지만 제네시스를 이끄는 사공들은 유럽 소비자들을 공략할 수 있는 올바른 길을 찾아 항해할 수 있도록 배를 이끌 것이다.

시작부터 높은 경쟁 상대를 지목해 의심의 눈초리로 제네시스를 바라보는 시선도 존재하지만 세계 시장 1위를 다투는 일본산 브랜드조차 완벽하게 안착하지 못한 시장에서 국내 브랜드가 도전한다는 점은 분명 국내 자동차 시장 발전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그리고 그 혜택이 더 많은 소비자들에게 올바르게 전달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shlim@dailyca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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