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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 칼럼] 현대차 고유 모델의 오마주..‘45’ 콘셉트의 디자인 살펴보니...

[구상 칼럼] 현대차 고유 모델의 오마주..‘45’ 콘셉트의 디자인 살펴보니...Hyundai
2019-10-07 15:03 1,669
[사진] 현대차, EV 콘셉트카 45

현대자동차가 이번 프랑크푸르트 모터쇼(IAA)에 내놓은 전기 동력 콘셉트 카 ‘45’는 1974년에 현대자동차가 토리노 모터쇼에서 처음 공개했던 포니 쿠페 콘셉트 카의 45주년을 기념하는 의미에서 만들어졌다고 한다.

45년 전에 현대자동차는 포니 쿠페 콘셉트 카와 고유 모델 양산형 포니 승용차를 내놓는 등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던 것이다. 그런 의미를 가진 ‘45’ 라는 이름의 콘셉트 카는 샤프한 모서리를 강조한 차체 형태에 사선형 캐릭터 라인을 특징으로 하면서 디지털적 이미지도 풍기고 있다.

[사진] 현대차, EV 콘셉트카 45

뾰족한 인상의 앞 범퍼와 슬림한 틈새(?) 사이로 자리잡은 LED 헤드램프와 테일 램프의 모습은 미래지향적 인상을 주고 있다. 또한 뒤 유리와 트렁크 리드가 하나로 이어진 이른바 패스트 백(fast back) 형태가 바로 포니 쿠페 콘셉트 카와 양산형 포니 승용차의 차체 디자인 특징이다.

그 두 차종을 오마주(homage)하면서 현대자동차 브랜드의 역사성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우리나라의 자동차 개발 역사도 반 백 년이 되어 가는 것이다.

[사진] 현대차, EV 콘셉트카 45

지금은 인도와 멕시코 등 신흥 자동차 공업 국가들로 인해 우리나라의 자동차 생산량 순위가 7위가 됐지만, 우리나라는 2005년부터 2015년까지 10년동안 자동차 생산량에서 글로벌 5위를 유지했다.

물론 생산량 자체는 절대적 척도는 아니라고 할 수 있는데, 그것은 이탈리아와 프랑스 등과 같은 자동차산업 선진국들이 글로벌 생산량 10위권 밖에 있으므로, 단지 우리나라가 7위라고 해서 5, 6위 국가들보다 자동차 기술이 뒤져있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사진] 현대차, EV 콘셉트카 45

1974년에 등장한 포니 쿠페 콘셉트와 양산형 포니 승용차는 이탈리아의 거장 자동차 디자이너 죠르제토 쥬지아로(Giorgetto Giugiaro; 1938~)에 의해 디자인 되었다.

포니의 등장으로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열 여섯 번째로 고유 모델을 개발한 나라가 됐던 것이다. 비록 엔진과 변속기는 일본 기술이었고, 차체 디자인은 이탈리아 디자이너가 했지만, 우리 기업이 주도해 개발한 오리지널리티를 가진 고유 모델이었던 것이다.

[사진] 현대차, EV 콘셉트카 45

첫 고유 모델 포니의 개발 이후에 1990년대부터는 기아자동차와 대우자동차, 쌍용자동차 등 대부분의 우리나라 자동차 기업들이 고유 모델 개발에 나서게 되는데, 각 기업 별로 엔진과 변속기 등의 개발을 위해 일본으로부터 부품이나 설계 기술 도입 등이 상당 기간 동안 이루어졌지만, 차량의 내/외장 디자인 개발만은 일본의 영향을 받은 사례가 많지 않았다.

우리나라 자동차 기업들은 고유 모델의 디자인 개발 시에 주로 이탈리아와 영국 등 서유럽의 자동차 디자인 전문 업체와의 협업을 했었고, 일본 디자인 업체와의 협업은 상대적으로 많지 않았다는 점은 흥미롭다.

[사진] 현대차, 1974년에 발표된 포니 쿠페 콘셉트

이러한 이유에서 우리나라의 자동차 디자인은 일본의 영향보다는, 본고장 유럽 디자인의 영향력을 바탕으로 해서 나름의 조형성과 독자성을 키워 왔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작금의 일본과의 상황을 보면 오히려 다행이라는 생각이 드는 부분이다.

양산형 포니 승용차의 크기는 전장 3,970mm에 휠베이스 2,340mm, 전폭 1,558mm, 전고 1,360mm로, 지금의 기준으로 본다면 B 세그먼트 승용차에 가까운 크기이다.


[사진] 현대차, 포니 쿠페 콘셉트의 후측면 뷰

그렇지만 포니는 그 당시의 한국 사회에서 가족용 승용차이기도 했고, 기사를 두고 타는 이른바 ‘사장님의 차’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역할을 했으며, 많은 가장들에게 ‘자가용의 꿈’을 심어준 드림 카 이기도 했다.

그런 이유에서 포니 승용차는 그 시대를 살았던 한국인들에게는 각별한 의미를 가진 차량이었다. 동시에 현대자동차의 오늘날이 있게 한 고유모델 개발 역사의 시작 과도 같은 차량이다. 콘셉트 카 ‘45’ 라는 이름은 바로 그런 점에서 역사적 의미를 가진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사진] 포니 쿠페 콘셉트의 스티어링 휠과 인스트루먼트 패널

새로운 콘셉트 카 45는 포니 쿠페 콘셉트를 모티브로 한 것인지, 아니면 양산형 포니 승용차를 모티브로 한 것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하지만 차체 측면 이미지에서 C-필러의 경사와 두 개의 측면 출입문을 가진 것, 그리고 뒤 유리 양쪽에 각각 두 개씩 붙은 가느다란 스포일러 형태 등을 보면 콘셉트 카 보다는 양산형 포니에 더 가까운 것 같기도 하다.

[사진] 콘셉트 카 45의 스티어링 휠과 인스트루먼트 패널

그리고 LED를 쓴 네모난 형태의 네 개의 사각형 헤드 램프와 테일 램프는 오리지널 포니를 떠올리게 하는 조형 요소 중 하나다.

그런데 필자가 볼 때 양산형 포니에서 정말로 인상적인 부분은 C-필러의 디자인이다. 특히 뒷문의 쿼터 글래스 윗부분의 삼각형 조형이 지붕과 만나는 건축적 구성, 그리고 도어 섀시(door sash)가 아래쪽으로 내려오면서 크게 라운드를 그리는 디자인은 가히 모던한 기하학적 조형의 백미(白眉)라고 할 법하다.


[사진] 콘셉트 카 45의 실내는 미래의 환경을 보여준다

마치 오늘날 BMW의 C-필러에서 볼 수 있는 호프마이스터 커브와도 비슷하기도 하다. 그런데 정말로 놀라운 점은 1975년의 BMW 차량에는 저 정도의 드라마틱한 커브가 쓰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1970년대에 저 정도의 과감한 커브는 포니가 유일했다. 그런 점에서 콘셉트 카 45에서 저러한 드라마틱한 C-필러 디자인을 살렸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들기도 한다.

[사진] 양산형 포니 승용차의 1976년 발매 개시 광고

유행은 돌고 돈다는 말이 있듯이 45년 전의 포니가 보여준 기하학적 스타일이 오늘날의 디지털적 이미지로 다시 옷을 입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복고라기보다는 새시대의 기술을 반영한 재해석이라고 해야 할 듯 하다.

그렇지만 한편으로 오리지널 포니의 디자인을 최대한 살리면서 오늘날의 기술을 도입한 전기동력의 포니 승용차가 포니 탄생 50주년이 되는 2026년에 나오는 것도 좋을지 모른다는 생각도 해 본다.

[사진] 포니와 45 콘셉트(아래)의 측면 이미지

포니와 함께 살았던 그 당시의 한국인들의 가슴 속에 포니는 영원한 드림 카로 남아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사진] 포니의 C-필러 디자인은 시대를 앞선 감각

[사진] 45 콘셉트 (좌, 우 두개씩의 스포일러)

[사진] LED를 쓴 45 콘셉트의 헤드 램프

[사진] LED를 쓴 45 콘셉트의 테일 램프

[사진] 디지털로 복원한 오리지널 포니의 이미지 (구상 교수)

구상 자동차 디자이너/교수 900s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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