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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손안에 쥔 720마력..페라리 F8 스파이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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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손안에 쥔 720마력..페라리 F8 스파이더Ferrari
2020-10-16 16:34:26
페라리 F8 스파이더


[데일리카 임상현 기자] 지난해 마주했던 F8 트리뷰토는 입김이 불어오는 추운 날씨에도 V8 자연흡기의 아쉬움을 단번에 날려버릴 가속력과 차가운 노면을 쥐고 흔든 끈덕진 접지력으로 놀라움을 안겨줬다. 그리고 1년이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 마주한 F8 스파이더. 여전히 매력적인 외모와 이른 새벽부터 심장을 두근거리게 만드는 엔진소리가 아침잠을 깨운다.

1년 전 용인 스피드웨이 서킷에서 마주한 F8 트리뷰토는 드넓은 노면을 마음껏 휘저으며 미드십 페라리 V8의 진가를 여실히 보여줬다.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서킷 위의 매끈한 아스팔트 위에서 짧은 경험에 그쳤다는 것. 그때의 아쉬움을 뒤로한 채 F8 스파이더와 조금 더 친해질 수 있는 시간이 주어졌다.

페라리 F8 스파이더

페라리 F8 스파이더

F8 스파이더는 F8 트리뷰토의 외모를 그대로 옮겨왔다. 도로 위에 살짝 얹혀진 모습(전고 1,206mm)과 차선을 가득 채우는 넓은 덩치(전폭 1,979mm), 운전자를 차체 중앙에 두는 완벽한 밸런스(전장 4,611mm)까지. 어디 하나 눈을 뗄 수 없는 예리한 선들이 F8 스파이더의 곳곳을 장식한다.

날카롭게 찢어진 눈매 사이에는 숨겨진 공기 통로가 위치한다. S-덕트로 이름 붙여진 통로는 포뮬러 원(F1)에서 물려받은 첫 번째 공기역학 기술이다. 범퍼를 통과한 공기가 보닛을 통해 밖으로 배출되면서 앞바퀴를 짓누르는 다운포스를 발생시킨다.


페라리 F8 트리뷰토

페라리 F8 트리뷰토

700마력을 넘어서는 무지막지한 출력을 종일 뒷바퀴에 쏟아내는 성격과 무게 중심(전륜 41.5%, 후륜 58.5%)까지 후륜에 집중된 까닭에 앞머리를 재빠르게 바꿀 수 있는 기술이 필요했던 페라리는 F1 기술의 힘을 빌려 F8 스파이더에게 선물했다. 여기에 움푹 패인 문짝과 셀 수 없이 뚫린 구멍들 역시 F1에서 내려온 공기역학 기술의 산물이다.

모든 페라리 기술의 발자국을 거슬러 오르면 정상에는 F1 경주차가 위치한다. 모터스포츠의 정점이자 인간이 만들 수 있는 가장 빠른 기술력을 쏟아부어 탄생한 F1 경주차의 기술 혜택을 받은 F8 스파이더 또한 어느 한 곳도 쉽게 지나칠 수 없는 이야기들이 쏟아진다.

페라리 F8 트리뷰토

페라리 F8 스파이더

F8 트리뷰토와 다르게 하드톱 루프를 적용한 F8 스파이더는 톱이 닫혀있을 때는 트리뷰토에 뒤지지 않는 완벽한 쿠페의 형상을, 열린 상태에선 모든 이의 시선을 끄는 매력적인 외모를 자랑한다.


두 부분으로 나뉘어 접히는 하드톱은 빠른 개폐시간(14초)과 시속 45km에서도 자유롭게 쿠페와 스파이더로 얼굴을 바꾸는 야누스의 재주를 지녔다. 오직 운전자에게 집중된 실내는 손을 떼지 않고 주행 설정이 가능한 운전대와 조금의 움직임도 허용하지 않는 버킷시트가 긴장감을 더한다.

페라리 F8 스파이더

등 뒤에는 4년 연속 올해의 엔진상에 빛나는 V8 트윈터보가 시종일관 울어댄다. 아이들링시 거친 숨을 토해내는 F8 스파이더를 다그치면 인제 서킷의 긴 직선주로가 순식간에 끝날만큼 맹렬한 가속력이 온몸을 휘감는다.

최고출력 720마력, 최대토크 78.5kgf.m의 넘치는 출력은 수많은 전자장비의 도움으로 100km/h까지 2.9초, 200km/h까지 8.2초만에 F8 스파이더를 저 멀리 떠나보낸다. 빠른 가속력을 두렵지 않게 하는 브레이크 시스템은 짧은 제동 성능만큼 지치지 않는 내구성을 시종일관 유지한다.

6.1 버전으로 발전한 사이드 슬립 컨트롤(SCC)와 다이내믹 인헨서(FDE+)는 720마력의 F8 스파이더를 마음껏 요리할 수 있게 만든 1등 공신이다. 온몸이 좌우로 요동치며, 305mm에 달하는 타이어의 비명 소리가 들려오는 찰나에도 F8 스파이더는 더욱 더 운전자를 다그친다.

페라리 F8 스파이더

코너 탈출 시 적극적인 가속페달 전개에 뒤 꽁무니가 슬며시 미끄러지는 순간에도 두려움 보단 짜릿함을 느낄 수 있다. 특히 RACE 모드와 CT OFF에서 활성화 되는 FDE+는 운전자의 실력을 단숨에 레이서로 만드는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운전자의 의도를 반박자 빠르게 알아채 위화감 없이 미끄러지는 장면을 연출하는 모습에선 탄성이 절로 나올 정도다. 좌우바퀴의 차동 제한 장치, 트랙션 컨트롤을 다루는 솜씨와 SSC의 똑똑한 알고리즘은 페라리가 선사하는 마법과도 같다.

등줄기에 흐르는 땀과 온몸에 들어간 힘을 빼고 나니 F8 스파이더 더욱 새롭게 보인다. 서킷 주행으로 지친 몸을 이끌고 돌아오는 길에는 노면 위를 꽉 붙든 타이어와 무너지지 않는 단단한 서스펜션이 빠른 복귀를 재촉한다.

페라리 F8 트리뷰토

GT카의 성격을 덜어낸 탓에 도로 위의 노면을 세심하게 살펴야 하고 공사장 인근 도로에선 서킷 주행만큼 잔뜩 긴장된 상태를 유지해야 하지만 입가에 번지는 미소만큼은 감출 수 없다.

7,000rpm을 넘어서는 소프라노의 고음만큼이나 낮은 회전수에서의 떨림은 매력적인 테너의 묵직한 울림과도 같다. 가혹한 서킷 주행을 포함한 모든 일정을 끝마친 이후 F8 스파이더에는 앞차의 타이어 찌꺼기와 여러 이물질들이 한데 섞인 흔적이 역력하다.

페라리 F8 스파이더, 트리뷰토

평소와 같았으면 재빨리 흔적을 지우고자 발걸음을 재촉했겠지만 이날만큼은 영광의 상처로 남겨두고 싶은 마음이다. F8 스파이더는 까마득한 숫자들을 현실로 체험할 수 있는 슈퍼카다.


쉽사리 손안에 쥘 수 없는 가치만큼 한 여름 밤 꿈 같은 존재지만 그래서 모든 이들에게 선망의 대상이 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졌다. 더 이상 채울 것 없을 것 같은 완벽함에도 페라리 미드십 모델의 발전은 현재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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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lim@dailyca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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