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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절정으로 치닫은 가솔린 8기통..BMW X5 M50iBMW
2020-11-17 09:38:02
BMW X5 M50i


[데일리카 임상현 기자] 최고출력 286마력, 최대토크 45kgf·m V8 4.4리터 자연흡기. 1999년 첫 등장한 BMW 최초의 X5 꼭대기에 위치한 심장의 제원이다. 흙먼지 풍기는 투박한 짐차의 이미지를 도심 한가운데로 올려놓은 X5는 SAV(Sport Activity Vehicle) 장르를 개척하며 어느새 4세대까지 성장했다.

그러는 동안 X5는 수많은 경쟁자들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담금질을 쉬지 않았고 어느새 SUV는 우거진 숲을 넘나드는 대신 유유자적 달릴 수 있는 아스팔트 위가 익숙해져 버렸다.

시간이 흘러 20년 전 조수석에 앉아 1세대 X5를 바라본 꼬마는 4세대 X5의 운전대를 움켜쥐고 있다. 그때와 달라진 건 앙칼진 V8 음색 뿐이다. 여전히 커다란 덩치와 등 뒤에서 운전자를 재촉하는 V8 매력은 유효하다.

■ 온로드 SUV 시발점

1997년 등장한 메르세데스-벤츠의 M클래스는 BMW가 SUV 시장에 진출하는데 신호탄이 됐다. 3시리즈를 시작으로 5시리즈, 7시리즈가 모두 스포츠 세단의 탈을 쓰고 달리기 성능을 앞세웠던 만큼 X5도 철저히 온로드 중심의 설계를 통해 SUV의 개념을 통째로 흔들었다.

1세대 BMW X5

1세대 BMW X5

BMW의 상징인 영롱한 엔젤아이 헤드램프와 매끈하게 다듬어진 실루엣으로 꾸며진 1세대 X5는 스포츠 세단의 디자인 특징인 긴 보닛과 활시위 처럼 팽팽하게 당겨진 호프마이스터 킥을 무기로 삼았다.


2세대와 3세대를 거쳐 4세대에 이른 X5 역시 커다란 덩치에 긴장감을 불어넣는 윈도우 라인과 크기를 키운 키드니 그릴, 차체 곳곳에 예리하게 날을 세운 캐릭터 라인 등으로 신세대 X5의 성격을 표현하고 있다.

특히 넓은 면적의 보닛 속에 담긴 V8 엔진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M 패키지 장식 덕분에 X5의 외모는 더욱 공격적인 마스크를 띄고 있다. 푸른 빛의 레이저 헤드램프를 시작으로 사이드 미러 커버, 그릴을 감싼 테두리, 공기 흡입구의 무광 마감은 M50i에 주어진 특별함이다.

BMW X5 M50i

BMW X5 M50i

전장 4,920㎜, 전폭 2,005㎜, 전고 1,745㎜, 휠베이스 2,975mm의 X5 M50i에는 앞 뒤 모두 22인치 크기의 휠이 당당한 자세를 연출한다. 타이어 사이즈는 20년 전과 동일한 전륜 275/35, 후륜 315/30으로 어지간한 스포츠카들은 명함조차 낼 수 없는 크기와 너비다.

손에 닿는 모든 곳이 가죽으로 마감된 실내는 12.3인치 크기의 디지털 클러스터와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 운전자의 편의성을 고려한 물리버튼 등으로 최신 BMW의 모든 것을 담아냈다.

특히 공조장치와 변속기 주변으로 위치한 주행모드 설정 버튼들은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를 여러번 거치며 조작해야 하는 불편함을 덜어내 최근 출시한 모델들 가운데서 쓰임새가 가장 좋다.

BMW X5 M50i

BMW X5 M50i


BMW X5 M50i

2열 공간은 등받이 각도 조절이 불가능한 단점을 안고 있지만 무릎 부근까지 넉넉히 받쳐주는 길고 넓은 시트와 높게 솟지 않은 센터터널, 개별 공조 시스템, USB 포트 등으로 아쉬움을 달랜다. 여기에 위 아래로 나뉘어 열리는 트렁크와 네모 반듯한 적재공간은 645리터의 공간을 기본으로 2열 폴딩 시 최대 1,860리터를 실을 수 있다.

변속기 옆에 위치한 시동 버튼을 누르면 V8 4.4리터 트윈터보 엔진이 우렁찬 포효와 함께 기지개를 켠다. 1세대 X5부터 이어진 4.4리터 엔진은 여전히 X5의 꼭대기를 장식하는 정점에 서있다. 286마력의 힘을 발휘했던 자연흡기 엔진은 어느새 530마력으로 두 배 가까이 훌쩍 뛰어 올라 공차중량 2,380kg의 육중한 X5를 가볍게 이끈다.

최대토크는 4개의 터보를 단 M50d가 부럽지 않은 76.5kgf·m로, 100km/h까지 4.3초만에 해치우며, 오른발 움직임에 따라 2,000rpm 전후로 들려오는 V8 음색은 기분 좋게 운전자를 자극한다.

BMW X5 M50i

BMW X5

고성능 M을 제외하고 가장 높은 성능을 발휘하는 M50i와 손발을 맞추는 8단 변속기, 에어 서스펜션은 어떤 도로 위에서도 매력 발산을 멈추지 않는다.

530마력, 76.5kgf·m의 출력은 2.4톤에 육박하는 무게를 머리 속에서 단숨에 지워낸다. 깊게 누른 오른발과 함께 온몸을 시트에 파묻히게 만드는 가속력은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준다. 속도계의 바늘이 어느 영역에 있건 앞자리를 바꾸는 데 필요한 건 오직 운전자의 용기 뿐이다.


쭉 뻗은 도로 위를 지나 무대를 옮겨 X5 M50i를 다그치자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인위적인 소리 대신 등 뒤에서 울려오는 낮은 중저음의 음색이 도로 위를 가득 메운다. 사뿐사뿐 통과하는 경쾌한 발놀림, 22인치 휠을 가득 채운 듬직한 브레이크 시스템이 덩치와 어울리지 않는 굽잇길을 제집 마냥 넘나든다.

BMW X5

비결은 전자식 4륜 구동 시스템인 xDrive의 똑똑한 구동 배분과 속도에 맞춰 뒷바퀴를 슬며시 조향하는 인테그럴 액티브 스티어링이 그 주인공. 여기에 움켜쥔 아스팔트를 쉽게 놓지 않는 넓은 타이어가 비명 소리 없이 코너 하나하나를 공략한다.

이때만큼은 플래그십 세단 못지 않던 승차감을 자랑하던 에어 서스펜션도 표정을 바꿔 4바퀴를 든든히 떠받든다. 타이어의 편평비가 낮은 탓에 주행모드 설정에 따라 튀어 오르는 움직임을 보이기도 하지만 열일하는 에어 서스펜션의 폭 넓은 움직임은 불쾌한 감각을 최대한 걷어낸다.

■ 변하지 않는 원조집

수많은 경쟁 모델 틈바구니 속에서도 X5는 다양한 파워트레인을 무기로 촘촘한 판매 전략을 완성시켰다. 효율을 알뜰히 챙기는 디젤부터 X5에 맞춤옷을 입은 가솔린, 전기모터를 더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까지.

BMW X5 M50i

X5 M50i의 국내 판매가격은 1억 4,510만원으로 동일한 배기량으로 출력을 608마력까지 끌어올린 X5 M과는 1,950만원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왕이면..’ 이라는 꼬리표가 뒤따를 수 있는 애매한 포지션에도 불구하고 M50i은 M이 갖지 못한 에어 서스펜션을 무기로 니치마켓을 공략한다. 한계까지 밀어부칠 출력을 조금 덜어낸 대신 어떤 상황에서도 탑승객 모두를 편안히 감싸는 에어 서스펜션 덕에 M50i의 매력은 뒤처지지 않는다.


입맛에 따라 고르는 X5는 넉넉한 차체와 넓은 공간, 수입차의 편견을 깨는 풍부한 편의사양까지 국내 소비자들을 공략하는 족집게 비법을 오랜 시간 갈고 닦으며 다음 세대로의 진화를 준비 중이다.


shlim@dailyca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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