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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1, 화염에 휩싸인 바레인 GP..안전성 입증한 ‘헤일로’

2020-12-01 13:00:02
F1 2020 바레인 GP


[데일리카 임상현 기자] 2018년부터 드라이버의 안전을 위해 도입된 헤일로(Halo)가 드라이버의 생명을 구했다. 2014년 일본 레이스 도중 빗길에서 벌어진 사망사고 이후 도입된 헤일로는 주행 중 시야 확보의 어려움과 경주차의 미관을 해친다는 이유로 여러 찬반논란에 휩싸였지만 이번 사고를 계기로 안전성을 입증하며 논란의 종지부를 찍게 됐다.

총 17개의 레이스 가운데 단 3경기를 앞둔 포뮬러 원(F1) 2020 시즌이 지난 29일(현지시간) 바레인에서 15번째 경기를 펼쳤다. 이미 시즌 챔피언이 확정된 상황에서 치열한 중위권 싸움이 벌어지고 있는 F1은 레이스 시작부터 혼돈에 휩싸였다.

20명의 드라이버 가운데 19번째로 출발하 하스(Haas)팀의 로망 그로장이 경기 시작 직후 3번째 코너에서 알파 타우리(Alpha Tauri) 소속의 다닐 크비야트와 충돌하며 가드레일에 부딪치고고 말았다.

약 220km/h의 속도로 가드레일과 정면 충돌한 그로장의 경주차는 즉시 차체가 두 동강 나며 110kg의 연료가 가득 실린 연료탱크에 불이 붙어 화염에 휩싸였다. 가드레일 사이에 끼인 그로장은 화염 속에서 정신을 잃지 않으며 스스로 탈출해 가까스로 사고 현장을 벗어났다.


F1 2020 바레인 GP

F1 2020 바레인 GP

이후 F1 주최 측인 FIA(국제자동차연맹)는 곧바로 경기를 중단시키고 사고를 수습했다. 강력한 화염에 휩싸인 경주차는 이후 앙상한 몰골을 드러내며 사고 당시 충격의 상황을 고스란히 보여줬다. 그로장은 충돌 당시 53G의 중력 가속도(약 3.8톤)의 충격을 받았지만 경주차의 안전 설계 덕분에 무사히 현장을 빠져 나올 수 있었다.

그로장이 스스로 탈출할 수 있었던 데는 2018년 도입된 헤일로가 큰 역할을 했다. 2014년 빗길에서 펼쳐진 일본 그랑프리에서 일어난 줄스 비앙키의 사망사고로 도입된 헤일로는 드라이버의 머리를 보호하기 위해 부착된 안전 구조물이다.

이번 사고에서 헤일로는 그로장의 머리로 밀고 들어오는 가드레일을 막아냈다. 덕분에 그로장은 가벼운 화상에 그칠 수 있었고 정신을 잃지 않아 스스로 탈출할 수도 있었다.


드라이버의 시야 방해와 미관상의 문제로 따가운 눈총을 받던 헤일로는 이번 사고로 더 이상의 찬반논란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게 됐다. 티타늄으로 제작된 헤일로는 7kg의 무게에 불과하지만 최대 12톤의 힘을 견뎌낼 수 있다.

F1 헤일로(Halo)

하스 팀 감독인 권터 슈타이너는 “그로장은 사고 직후 큰 충격을 받았고 화염 속에서 수십초간 노출됐다. 그러나 손목과 발목에 가벼운 화상에 그쳤다. 즉각적으로 투입된 의료진에게 감사하다. 이번 사고는 운이 좋았다. 그는 병원에서 건강을 회복 중이다”며 사고 직후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이번 사고로 팀과 드라이버들 사이에서도 헤일로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됐다. 레드불 감독인 크리스티안 호너는 “그로장이 충돌 후 받은 중력 가속도가 어떤지 상상하고 싶지 않다. 헤일로가 없었다면 그는 살아남지 못했을 것이다”고 말했다.


메르세데스-벤츠 팀의 감독인 토토 볼프 또한 “이번 사고는 우리 모두에게 큰 충격이다. 차가 칼로 자른 듯 두 동강 났다. 사고 현장을 볼 때마다 두렵다. 나는 헤일로의 도입을 반대했지만 오늘은 헤일로가 생명을 구했다. 만약 헤일로가 없었다면 어떤 일이 일어 났을 지 상상조차 하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F1 2020 바레인 GP

이번 시즌 챔피언을 확정지은 루이스 해밀턴 역시 “우리는 매 경기마다 목숨을 걸고 있다. 오늘 사고 또한 모두 잊지 말아야 한다. 헤일로가 없었다면 그로장은 머리에 모든 충격을 받았을 것이다”고 말했다.

F1은 1950년 첫 시작 이후 수 많은 안전 사고를 연구해오며 현재에 이르고 있다. 200km/h 이상의 사고에서도 견딜 수 있는 차체와 이번 사고와 같이 화염 속에서도 일정 시간 견뎌낼 수 있는 내화성 레이싱 수트, 드라이버의 목을 보호할 수 있는 한스(Hans), 일체형 안전벨트 등 여러 분야에서 발전을 거듭해 오고 있다.

약 1시간 40분간의 사고 수습 끝에 재개된 레이스에서는 메르세데스-벤츠 소속의 루이스 해밀턴이 우승을 거두며 통산 95승째를 기록했다. 2위는 레드불 소속의 막스 베르스테판, 3위는 같은 팀의 알렉산더 알본이 차지했다.




shlim@dailyca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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